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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건강한 다이어트 후기

by 찐여사 2021. 12. 9.

먼저 알려둘게, 저는 비만은 아니에요. 50킬로? 얼마 안나 가구먼 무슨 다이어트? 하실 수도 있어요.

그래도 사람마다 만족과 불만족의 기준은 다르고 자기만의 경계선이 있잖아요. 우선 저는 팔다리 굵기보다 평생 안고 온 뱃살이 포인트입니다. 그럼 이제 저의 이야기를 시작해볼게요.

 

저는 평생을 통허리로 살아왔어요. 먹는 양에 비해 살이 덜 찌는 행운아였지만 그걸 믿고 하루 다섯 끼를 먹었어요.

20대 때 우연히 했던 피검사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고 나왔어요. 관리대상 이라고요.

한번 운동하기 시작하면 평생 해야 한다는 두려움에 운동을 시도하지 않았어요. 그딴 거 하지 않아도 나는 쭈욱 겉보기엔 괜찮은 몸이 유지될 거라고 밑도 끝도 없는 확신이 있었어요. 55 바지를 입을 땐 꾸역꾸역 단추를 구멍에 욱여넣었어요. 왕성한 기초대사의 활동으로 허리만 통이었지 외관상 아무 문제가 없었지요. 그런데,

1. 계기

결혼을 하고 두 번의 출산을 겪고 30대 후반에 접어들 때쯤, 첫째 아이가 동생을 도와가며 함께 샤워를 할 수 있는 시기가 왔을 때, 둘째 아이가 언니와 대화와 취미를 함께 공유할 수 있을 때, 그렇게 엄마의 일상이 다소 여유로워졌을 때 문득 샤워 후 옷방에 있는 전신 거울 앞에서 몸뚱이를 봤어요. 거울 속에 있는 몸뚱이가 심각해 보였어요.
양쪽 옆구리는 다섯 손가락으로 잡았을 때 한쪽당 최소 7센티는 잡힐 정도로 길고 두껍게 자라나 있었고 아랫배는 생애 최대치로 불려졌다 급작스레 바람이 빠져버린 고무풍선과 같았어요. 이때 체중이 50kg.

 

뛸 때마다 저만 느끼는 하복부의 출렁거림. 라인이 없는 뒤태. 문득 내가 쭈그리고 앉은 뒷모습을 신랑이 뒤에서 본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 동글동글 햄스터의 엉덩이를 떠올릴까. 생활엔 지장 없지만 평생 풀지 못한 숙제를 계속 안고 가는 기분이랄까요.

그러다 인스타그램에서 정말 말도 안 되게 복부에 왕王자가 있는 어느 여성분을 봤어요. 아이도 키우고 살림도 하시는 분이 주기적으로 매우 부지런하게 운동을 하셨어요. 그때였던 것 같아요, 더 이상 미루지 말자.


2. 시작과 도전

계속 미루면, 지금도 미루면 더 늙어서 시작할 수 있을까. 끼니마다 두 그릇 먹던걸 한 그릇으로 줄이고 저녁 6시 이후에는 금식하거나 커피 한잔을 했어요. 가족들 저녁 차려준 후 저는 동네 운동장에서 400미터 라인을 7-8바퀴 도보-뛰기-도보-뛰기 반복.

잔디밭을 달리는 여자


그렇게 3개월을 생활했어요.
체중은 크게 줄지 않았지만 눈바디에 변화가 있는 걸 깨달았어요.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요가학원을 끊었어요. 유연하고 소질이 있다는 강사의 말에 네다섯 달을 이어 다니다 강사 자격증까지 도전했답니다.

그렇게 몇 달 준비 후 요가강사 자격증까지 손에 쥐고, 실제 요가 수업 강사일도 했어요. 새로운 세계였고, 내 인생에 설레는 도전이었고,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3. 한계

짧지만 강사일을 하는 동안은 제가 좋아하는 음식을 꾸준히 먹었던 것 같아요. 평생 연도 없는 강의라는 직업에 적응하느라, 입으로 몸으로 이중으로 가르쳐야 해서 배로 힘들었던 것 같아요. 요가로 인해 몸매 라인은 잡혔는데 출렁거리는 뱃살의 탄력은 어찌할 수가 없더라고요. 체중은 47kg. 내 몸 전체로 봤을 때 요가는 아주 훌륭한 선택이었지만 세부적으로는 100% 보충이 되지 않았어요. 복부 근력이 부족했죠. 그도 그럴 것이 지금 1년 이상 요가를 아무리 열심히 한들 그전까지 평생 안고 살아온 내장지방들은 그리 쉽게 사라지지 않았죠.

강사일에 집안일에 신랑 사업까지 도와야 했고 과부하가 걸렸고 자연스럽게 요가강사 일은 접었어요. 꾸준히 움직이고 일을 했던 몸뚱이가 갑자기 일을 하지 않게 되니 어떻게 됐을지 이해가 가시죠? ㅎ

 

4. 헬스장 다니기

다시 체중계 숫자가 올라가는 시기가 몇 달. (어떻게 쌓아 온 습관인데. 이때도 틈나면 운동장을 다섯 바퀴 돌았어요.) 평소에 거들떠보지도 않던 집 아랫동네에 규모 큰 헬스장이 어느 날 운명처럼 눈에 꽂혔어요. 왜 그럴 때 있잖아요. 수많은 시간 공기처럼 그냥 지나치던 것이 한순간 시야로 훅 들어올 때. 평소 헬스는 '재미없는 운동'으로 각인되어 있었는데, 어느 정도 몸에 대한 이해가 생긴 지금은 내가 가장 잘 아는 내 몸을 컨트롤하며 시간 제약 없이 할 수 있다는 게 강점으로 다가왔어요. 할인을 해준다기에 6개월을 과감히 끊고 러닝머신 30분, 근력 20분, 스트레칭 10분을 했어요.

식단도 이때부터 다시 조절했어요. 한동안 지키지 않았던 6시 이후 금식 원칙을 다시 다잡고, 복부 위주로 매트 위 훈련을 하고, 요가로 향상됐던 유연성을 스트레칭으로 되살렸어요. 개인 pt는 비싸서 하지 않았어요. 그동안 강사일을 하면서 유튜브로 건강, 운동, 다이어트에 관련된 것들을 공부했었던 게 혼자서 스스로 pt가 가능했던 것 같아요. 이때 다시 체중이 47킬로.

 

 

5. 현재로 돌아와, 여전히 관리 중

시간이 지나고 현재 헬스를 관둔 지 5개월 된 것 같네요.

과식 않기, 어제 한 끼를 배 터지게 먹었으면 오늘 아침은 굶기, 야식 안 먹기, 믹스커피는 먹지 않던가 아님 하루 한 개는 허용(믹스에 한함. 집에서 직접 만드는 바닐라라테는 하루 두 번도 허용- 이 바닐라라테 때문에 아래 뱃살은 아직 생존중. 유일한 낙이 커피 마실 때 이므로 이건 포기 못함), 

팔다리가 얇아지고 허리라인이 보여요. 하복부는 아직 거슬리지만, 괜찮아요.

집에서 식사할 때는 가족들과는 다른 저만의 그릇이 있어요. 작고 납작한 둥근 접시. 거기에 꽉 진 주먹만 한 크기의 밥만 떠서 먹어요. 반찬은 야채 위주로 먹고 고기도 먹어요. 탄수화물이 많이 부족하면 당류가 당기게 마련이니 본인에게 맞추어서 밥양을 조절하시면 돼요. 저도 그때그때 조금씩 변화를 줘요. 밥을 많이 줄였다가 걸신이 들린 것처럼 과자와 간식으로 배를 채웠던 경험이 있답니다. 다 먹어치우고 나면 쾌감과 함께 후회가 밀려들더라고요. 어지러울 수 있으니 철분제, 영양제 챙겨 드시고(꾸준히 먹는 게 좋지만, 저도 생각날 때만 먹어요. ) 단백질도 보충해 주는 게 좋아요. 저는 저녁 6시 이후 출출할 때 코스트코 단백질 파우더와 귀리 파우더, 설탕 조금에 우유를 섞어 큰 컵 한가득 마셔요.

 

6. 다이어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

현재 체중은 45-46킬로. 눈바디는 만족합니다. 아랫배는 여전히 근력이 한없이 부족하고 예전에 비해 절반 정도만 남아있네요. 이 정도로 만족해요. 무슨 대회에 나가는 것도 아니고 누구 보여주려는 것도 아니고 순전히 '나'를 위해서 하는 일이니까요. 치수가 줄어들어 55에서 44~ 44반을 입게 되었어요.

잠자기 전 tv 보며 스쿼트 50회, in & out 50회 추천합니다. 스쿼트는 다들 아실 테고요

in & out은

 

엉덩이를 바닥에 대고 두손을 바닥에 받혀 두 다리를 뻗었다가 내쉬는 숨에 가슴으로 당긴다

 

저분의 영상은 2주간 10분 매일 운동 시퀀스인데 2주 실천.. 성공하실 분이 얼마나 계실지. 저는 불굴의 의지로 성공했어요! 한 달을 넘어 헬스 다니는 동안 매일 했어요. 덕분에 제 뱃살이 1/2로 준 것 같아요. 의지가 타오르시는 분은 저 영상 찾아서 따라 하시고 그마저 귀찮으신 분은 스쿼트와 in&out 두 가지라도 매일 하세요.

중요한 사실은 다이어트는 식단과 함께 가야 한다는 겁니다. 닭가슴살 다이어트, 고기 다이어트 등등 특정 음식만 파아햐는 다이어트는 피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약으로 하는 다이어트는 더더욱이요.

저는 '평생' 할 수 있는 '건강한' 다이어트를 추구해요. 먹고 싶은 건 늦지 않은 시간에 많이 드시되 그 횟수가 잦지 않도록 해야 해요. 지름길은 없더라고요. 며칠 몇 달을 '꾸준히' 하는 게 (그게 제일 어렵다고 ㅋ) 해답이에요.

썰이 참 길었네요. 다이어트 고민에 빠지신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됐길 바라요.

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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