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게 결핍 없이 잘 생활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닥치는 병이 있어요. 바로 지름병이랍니다. 이것저것 생필품을 사러 코스트코에 가게 되었는데요. 냄비 코너를 보는데 '음, 카레를 만드는 데 사용하고 있는 프라이팬은 4인분 이상을 만들기에는 작던데 새 냄비를 살까? 냄비는 볶을 때 잡고 하기가 불편한데 더 큰 후라이팬을 사야 할까' 고민이 밀려왔죠. 그러면서 조목조목 디자인과 크기를 보면서 관찰했어요.
먼저 휘슬러가 있네요. 들어보니 무거워요. 사용하다 손목 나가겠어요. 제품 구성, 내구성, 원산지를 다 제치고 우선 이번 달 생활비 예산안에 냄비 50만 원은 포함되어있지 않으므로 사진만 찍고 괜히 한번 뚜껑 열어보고는 패스하려고 하다가, 9p의 구성이 키157인 내가 제대로 볼 수 없는 위치에 진열되어 있어서 인터넷으로 찾아보긴 합니다.
음 결국 냄비 하나당 10만원이다 이 거구만.
그 옆에 찜기가 포함되어 있는 상품이 있네요.
집에도 찜기가 있으니 넘어갑니다.
캠핑용으로 그리들 팬 작은 사이즈가 있는 데 사용하기 간단하고 편하긴 해요. 주로 고기를 구워 먹는 데 사용해요. 부대찌개가 모델인데 음 넓어서 원래 것보다 편하겠는데? 하다가 '부대찌개는 10년 살림살이 중 단 한번 해 먹어 볼 정도로 자주 해먹지도 않잖아..' 다른 요리를 하기에는 메뉴가 한정되겠다 싶어 넘어가요.
색깔 이쁘고 손잡이 이쁘고, 작은 웍은 라면 한 개 끓여먹거나 된장찌개 만들기에 딱이고 큰 웍은 집에 있는 프라이팬과 너비는 비슷한데 두배로 깊어 보이네요. 요거 후보 1번 당첨입니다.
또 눈에 들어오는 게 있을까 살펴봅니다.
이 상품도 가격이나 기능이나 구성이 괜찮았어요. 그런데 색깔이 썩 와닿지 않은 가을색에 샘플에 흠집이 많습니다. 유독 이것만, 코팅이 약한가 싶어요. 테팔이라 음식이 들러붙거나 하는 일은 없을 테지만 구성이 좀 많기도 하고(수납장은 좁은데) 손잡이를 붙였다 떼었다 내 성미에 귀찮을 것 같기도 해요.
자세한 구성은 아래와 같습니다.
결국 집에 데려온 건 예쁜이들입니다.
손잡이 기둥 안에 공간이 있는 건 몰랐네요. 자잘한 것 들어가지 않도록 관리 잘해야겠어요.
오늘 장 봐온 것들이 이렇게 많네요.
코스트코+하나로마트+교보문고=일주일은 지출하지 않겠습니다.
15분 동안 활개 친 지름병으로 그릇세트도 샀답니다.(수납장 좁다고 테팔을 고사했던 게 불과 5분 전. 결국 어떤 행동을 하든 내 마음 가는 대로, 그 선택의 이유는 갖다 붙이기 나름)
접시들이 넓고 가벼워서 사용하기는 편리한데 겹겹이 쌓을 때 딱딱 위아래가 들어맞는 소리가 나지 않고 약간 긁히는 소리? 가 나요. 중국산이라 그런가. 그 점 빼고는 만족.
이제 웍을 이용해 맛 좋은 백종원 카레를 만들 거예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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